같은 보드, 같은 부하인데 주위 온도가 높은 조건에서 시험하면 소자 온도가 주위 온도 상승분보다 더 크게 벌어지는 경우가 있다. 원인이 반드시 냉각 경로가 나빠진 데 있는 것은 아니다. 손실 자체가 온도의 함수이기 때문이다.
실리콘에서 캐리어 이동도는 온도가 오르면 격자 진동에 의한 산란이 늘어 감소한다. MOSFET의 도통 저항이 온도에 따라 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늘어난 도통 손실은 다시 발열로 돌아온다. 다만 이 양의 온도계수는 소자를 병렬로 쓸 때 전류 분담을 안정화하는 방향으로도 작용한다.
반대 방향의 변화도 함께 일어난다. 밴드갭은 온도가 오르면 좁아지고 진성 캐리어 농도는 지수적으로 증가한다. 접합 누설과 서브스레숄드 누설이 온도에 대해 급격히 커지는 배경이다. 문턱전압은 낮아지고, 실리콘 다이오드의 순방향 전압은 대략 섭씨 1도당 2밀리볼트 수준으로 감소한다. 경부하 구간에서는 정적 손실의 비중이 커지고, 누설이 발열을 낳고 발열이 다시 누설을 키우는 되먹임이 방열 경로의 여유를 넘어서면 열폭주로 이어질 수 있다.
성능 저하는 순간의 동작점 문제만이 아니다. 확산이나 산화막 열화처럼 활성화 에너지로 기술되는 과정은 아레니우스 관계를 따르며, 실무에서는 10도 상승마다 수명이 절반 수준으로 짧아진다는 경험칙이 자주 인용된다. 일렉트로마이그레이션, 게이트 산화막 열화, 바이어스 온도 불안정성이 이 범주에 든다. 반면 솔더 접합이나 본드 와이어의 피로는 정상상태 온도보다 온도 스윙 폭과 사이클 수에 더 민감하다.
설계에서 실제로 관리하는 값은 접합 온도이고, 근사적으로 주위 온도에 손실과 열저항의 곱을 더한 값이다. 열저항은 다이 접합부, 기판, 계면 재료, 히트싱크, 유체 경계까지 직렬로 이어지므로 가장 큰 항이 결과를 지배한다. 계면 하나를 없애면 그 항이 줄어들 뿐 전체 열저항이 사라지지는 않으며, 실제 개선 폭은 접합 방식, 평탄도, 접촉 압력, 본드라인 두께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선택 기준은 대체로 두 갈래로 나뉜다. 소자 선정과 스위칭 조건으로 손실 자체를 줄일 것인지, 계면 축소와 면적 확대, 유동 조건 개선으로 열저항을 줄일 것인지다. 케이스 온도만 보고 판단하면 접합 온도의 여유를 과대평가하기 쉬우므로 디레이팅 곡선과 열저항 값의 정의 조건을 함께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담당하시는 운전 구간에서 도통 손실 증가와 누설 증가 중 어느 쪽이 지배적인지, 혹은 정상상태 온도보다 온도 스윙이 설계를 결정한 사례가 있다면 그 조건을 함께 이야기해 보고 싶다.

